원제는 ‘Founders at Work’. 페이팔의 맥스 레프친, 애플의 스티브 워즈니악, 블로거닷컴의 이반 월리엄스, 야후의 팀 브래디, 플리커의 카타리나 페이크, 어도비의 찰스 게슈케, 포그크릭의 조엘 스폴스키, 파이어폭스의 블레이크 로스 등 미국 IT 업계의 성공한 벤처 창업가 32인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어떤 계기로 창업했으며,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 성공이라는 열쇠를 거머쥐었는지를 질의응답 형식으로 풀어낸 책. 웬만한 비즈니스 서적의 2~3배에 해당하는 660페이지의 두꺼운 책이지만, 알차고 흥미진진한 내용 덕분에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책을 덮으면서 머릿속으로 32인의 스토리를 정리해 보면 … (당연하겠지만) 벤처 성공에 정답은 없다는 것. 성패의 요인도 행운, 성공적인 IR, 높은 수익, 매각 등 다양했다. 명확한 전략과 비전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사례가 있는가 하면 별 생각 없이 재미로 하다가 대박을 터뜨린 경우, 외부 투자가 두려워서 수천억 원의 투자도 마다한 경우, 수년간 갖은 고생 끝에 겨우 빛을 본 경우, 돈 욕심 없이 하고 싶은 일이라 묵묵히 하는 경우, 엄청난 투자나 인수 계약을 성공시킨 후, 방심하다 단 몇 개월 만에 회사를 말아먹은 경우. PR에는 한 푼도 쓰지 않지만, 직원들에게는 120만 원짜리 의자를 지급하고 회사 공용 차량으로 페라리를 도입한 경우 등 백인백색이었다.
그러나 책을 관통하는 몇 가지 공통점도 발견할 수 있는데, 우수한 인재와 불굴의 의지, 그리고 창조력이다. 각기 처한 환경과 인종, 배경도 다르지만, 32인의 창업자 대다수가 스탠퍼드, 버클리, 하버드, MIT 등 명문대학 출신이거나 석박사 학위를 지닌 사람들로 기본적으로 우수한 인재였던 것. 그리고 성공(돈을 버는 것이든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든)에 대한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 그리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과 방식을 만드는데 있어서 뛰어난 창조력을 발휘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출퇴근 시간에 틈틈이 책을 읽으며, 많은 영감과 자극을 받았다. 얼마 전, 오랜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창업의 가시밭길로 뛰어난 내게 이보다 더 좋은 조언집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 벤처(굳이 벤처가 아니더라도)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현재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창업한 경영자라면 반드시 읽어두어야 할 책.
인상깊은 구절들 …
“성공은 50%의 행운과 그 행운을 위한 50%의 준비에서 비롯된다.” “사람이 (특히 벤처)회사의 전부다.” “기회가 기회를 만든다.” “성공하고 싶다면 모든 직원들 사이에 강한 결속력이 있어야 하고 핵심구성원들 간에 의견이 일치해야 한다. 즉, 비전에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회사 초기의 팀은 모든 것에 박식해야 한다. 그리고 결코 처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끈기와 불굴의 정신이야말로 벤처 창업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