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Elephant Man>, <Half Ton Mum>, <The Girl With Eight Libs)> 최근 영국 채널4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바디쇼크(Bodyshock) 를 통해 방영된 작품들의 제목들이다. 말 그대로 충격적인 육체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 육체 다큐멘터리류는 대부분 충실한 시청률을 보장해 준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입맛을 충실히 반영하는 일상의 재미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의 소재와 구성이 바뀌어가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타블로이드화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더 선(The Sung)≫, ≪뉴스 오버 더 월드(News of the World)≫로 대표되는 영국의 가십성 타블로이드 신문의 헤드라인들은 가끔 유치하지만 재치 넘치고, 기발한 경우가 많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시청자의 손길로 인해 영국 방송 프로그램도 타블로이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분석이 많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다큐멘터리의 산실인 영국에서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걱정되는 일이기도 하다.
타블로이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존재하는 것도, 정확하게 구분을 지을 수 있는 잣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블로이드 다큐멘터리라는 분류가 현재의 시류를 반영하는 다큐의 형식적 변화 패턴을 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보통 타블로이드 신문은 저급하게 가십거리에만 매달리는 신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국의 타블로이드지는 독자의 가려운 곳을 충실하게 긁어주고, 종종 편향적이지만 논리 정연한 사회 의식을 담고 있다. 객관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과격한 헤드라인은 일반 서민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사회적 불만을 대변해준다. 물론 페이지3걸이나 연예 가십, 음담패설 등을 통해 직설적 쾌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타블로이드 신문에서는 ≪타임즈≫나 ≪가디언≫지을 볼 때와 같은 지적인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방송, 특히 다큐멘터리가 타블로이드화된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거시적으로는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입맛을 충실히 반영하는 일상의 재미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의 소재와 구성이 바뀌어가는 것이다. 시장의 논리에 충실한 것이다. 전통적인 신문 보다 작은 크기로 제작되어 공공장소에서 휴대하기 편하고, 손에 쏙 들어올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된 타블로이드 신문은 서민들의 일상 관심사를 담아내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도도하고 콧대 높은 ≪타임즈≫, ≪텔레그라프≫와 같은 기존 정론지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해 왔다.
방송에서도 마찬가지로, 전 국민적이 지향해야 할 보편적인 가치와 정보를 강조하는 교육적 취지의 프로그램과는 달리 상식에 호소할 수 있는 소재를 파고들어 일상 속 파격을 꾀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타블로이드 다큐멘터리의 특징이다. 다큐멘터리와 시청자의 관계가 상하 관계의 '교육적' 이미지를 벗어나 시청자와 이심전심의 수평적 관계로 바뀌어가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타블로이드화가 지닌 또 다른 측면이기도 하다. 이는 전통 엘리티시즘의 파괴를 뜻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 방송사들의 다큐멘터리 편성, 기획자들은 이러한 타블로이드화를 단순한 방송의 저급화 현상과 동일시 하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시청률을 쫓는 다큐멘터리들
BBC1을 통해 소개된 <Cars, Cops and Bailiffs(자동차, 순경, 그리고 집행관들)>은 BBC의 시청률에 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World's Wildest Police Video>와 같이 미국에서 성공한 범죄자 추격물은 최근까지 영국의 제작자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니었다. 특히 공영방송 BBC의 입맛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종류의 포맷이었다. 하지만, BBC의 다큐멘터리 편성 기획자인 벤 게일은 '이들 프로그램은 아드레날린이 넘친다. 이제 사람들은 방송으로부터 본능적인 반응을 얻기를 원한다'며 영국 시청자들의 입맛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것을 인정했다. 그 뒤 ITV1에서도 '카메라를 든 경찰들(Cops with Cameras)'라는 프로그램으로 포맷 경쟁에 뛰어들었다.
2008년 1~4월 타블로이드 타큐멘터리 시청자 수
하지만, 과도한 타블로이드성 프로그램은 오히려 감소 추세다. 작년 ITV는 <Holiday Showdown>, <Driving Mum and Dad Crazy>, <Bad Lads Army>, <Neighbours from Hel>l, <Binge Drinkers>와 같은 과도한 프로그램들은 추가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ITV의 다큐멘터리 국장 제프 앤더슨(Jeff Anderson)은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ITV를 마치 ASBO(Anti Social Behavior Order) 채널로 보이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저급한 소재로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신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을 다큐멘터리에 출연시키는 경우가 늘어났다. 보통 영국의 다큐멘터리는 주제에 맞는 전문가를 직접 대본 작업과 함께 진행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교수, 작가, 평론가들이 직접 대본 작업과 진행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이 다큐멘터리를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 분야 지식은 물론이고 카메라에 적합한 외모, 대본 작업 능력, 진행 능력을 모두 갖추어야 시청자들에게 믿음과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고집이었다. 하지만, 최근 비전문가나 기타 유명인들이 다큐멘터리의 진행자로 등장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성적도 좋은 편이다. 괴짜 방송 진행자 루이 데로스(Louis Theroux)가 미국의 악명 높은 감옥에서 2주간 생활하는 모습을 다룬 BBC2의 <Louis Theroux Behind Bars>는 순간 시청자 수 553만 명을 기록했다. BBC4는 영국 고속도로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진행자로 스코틀랜드 배우 리차드 윌슨(Richard Wilson)을 낙점해 기대를 받고 있다. 히스토리 채널은 고대 유적지 스톤헨지(Stonehenge)에 대한 다큐멘터리의 진행자로 코메디언 빌 베일리(Bill Bailey)로 출연시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개인이 좋아하는 장소로써 스톤헨지를 재해석하는 프로그램이다. 히스토리 채널은 일반인이 쉽게 동일화할 수 있는 유명인의 시각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인 내용을 전하는 다큐멘터리를 당분간 계속 제작할 전망이다.
또 다른 다큐멘터리 제작 전략은 일정 기간 동안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만한 방송 캠페인을 벌이는 편성을 묘를 발휘하는 것이다. 채널4는 올해 1월 집중 사육 닭 농장의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거의 한 달간 집중 편성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요리사들 –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 고든 램지(Gordon Ramsey), 휴 펀리(Hugh Fearnley)– 이 직접 진행한 이들 시리즈물은 대대적인 옥외 홍보물과 티저 광고를 통해 미리 잠재 시청자를 끌어 모았다.
<Jamie's Fowl Dinner>, <Hugh's Chicken Run>, <Gordon Ramsey: Cookalong live>와 같은 특이한 제목도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한 몫 했다. 스튜디오에서 직접 집중 사육 닭 농장의 사육 현장을 재현하고, 이들이 어떻게 식탁에 오르는지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 후 닭 요리를 스튜디오 관람객들에게 제공하거나, 진행자들이 몇몇 닭 농장을 방문하여 끔찍한 실태를 고발하기도 한 이들 프로그램들은 모두 300만 명 이상의 순간 시청자수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식탁에 오르는 닭고기의 가격이 왜 이렇게 싸지?"라는 일상을 뒤트는 질문을 교묘하게 붙들어 늘어진 이들 고발 다큐 시리즈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장 논리 속에 숨은 파괴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성공적인 다큐멘터리 포맷도 시청률을 쫓는 다큐멘터리 제작 문화 속에서 자칫 매너리즘과 끊임없는 복제에 의해 원래의 좋은 의미가 퇴색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BBC2의 <부족(Tribe)>이 좋은 예다. BBC 웨일즈의 작은 프로젝트였던 <부족>은 진행자 브루스 패리가 직접 세계 곳곳의 부족들을 찾아가 그들과 생활하면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소수 부족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별다른 기대 없이 방영됐던 <부족>은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점차 많은 시청자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영국 방송 채널들은 <부족>의 아류작으로 가득 차게 됐다. 비슷한 시기 제작된 것만 20개 종류가 넘었다. 방송 전파의 낭비이자 창조적 에너지의 낭비라고 할만하다.
다큐멘터리와 디지털 플랫폼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소수 TV채널의 독점 체제가 와해되고, 급속하게 증가한 채널의 수로 인해 과도한 시청률 경쟁이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멀티플랫폼은 한편으로 그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출구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영국의 많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비록 디지털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디지털 플랫폼의 강점을 기존 선형적 다큐멘터리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형 방송사들 역시 디지털 플랫폼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앞으로 살아남지 못할지도 못한다는 일말의 불안감만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채널4는 올해 600만 파운드 규모(한화 120억 원)의 교육분야 콘텐츠 개발 예산의 3분의 2를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할애할 예정이다. 14-19세 학생과 선생들의 쌍방향 교육 콘텐츠에 대한 수요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또한, 지난 3월 발표한 방송사 장기 계획에서는 5,000만 파운드 규모의(한화 약 1000억 원) 디지털 콘텐츠 파일럿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금이 디지털 컨텐츠 독립제작 시장 형성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마치 1982년 채널4가 출범하면서 100% 외주라는 형태로TV독립제작사들을 전폭 지원하면서 지금의 활발한 독립제작 시장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과 같이, 디지털 컨텐츠 시장 형성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계획 아래에서 독립제작사 'So Television'이 준비 중인 <Year Dot>는 채널4 에듀케이션을 위한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 중 하나다. 웹과 TV를 통해 15명의 청소년들이 소시얼네트워킹 사이트인 My Space 등을 이용해 어떻게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고, 고민을 해결하는지를 1년 동안 따라다니면서 보여줄 예정이다. 15명의 인터넷 세대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 준비 과정을 근거리에서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웹에서는 오는 6월 30일부터 이들의 삶을 공개하고 가을부터 TV로 방영할 예정이다. BBC는 디지털 분야에 할당된 예산을 전통 TV제작사들과 디지털 컨텐츠 제작사들과 연결시키는데 많은 부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BBC는 앞으로 TV제작 환경에만 익숙한 독립제작사들이 온라인 콘텐츠 제작 시장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역할에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할 예정이다. 전통 TV 제작자들과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들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중매자 역할을 도맡을 생각인 것이다.
<Britain from Above>(www.bbc.co.uk/britainfromabove)와 같은 프로그램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 60분짜리 3편의 다큐멘터리는 컴퓨터 그래픽과 새로운 항공 촬영 기법으로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영국인의 삶을 조망할 예정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온라인으로 공개될 짧은 영상들 하나하나까지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이러한 짧은 영상들은 온라인 접속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재편집하거나 관심 분야에 따라 추려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형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기존 TV제작사들에 의해서만 주도되는 것은 아니다. 인터랙티브 컨텐츠 전문 제작사인 Magic Lantern은 2012년에 100주년을 맞는 타이타닉호의 이야기를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로 구상 중에 있다. 웹에서 시작해 4년에 걸쳐 다양한 매체로 프로젝트의 가지를 뻗어갈 예정이다. 아직 BBC로부터 기획서에 승인을 받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Magic Lantern의 관계자들은 불과 1년 전만해도 이러한 대형 멀티미디어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말하고 있다.
멀티 플랫폼 기반의 다큐멘터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매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난 3월 방영되어 좋은 반응을 얻어낸 <White>는 이러한 기본에 충실했다는 평이다. 영국 내 백인 노동 계층의 역사와 변화를 담은 시리즈물인 <White>는 TV를 통해 방영된 선형적 네러티브와 함께 시청자가 온라인에서 BBC 영상 자료를 찾아 볼 수 있게 했다. 특별히 마련된 게시판에서는 뜨거운 토론이 벌어졌고, BBC는 게시물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감정의 종류, 깊이, 그리고 지역적 분포도 등으로 시각화했다.
BBC의 <아마존>과 같은 프로그램은 촬영 당시부터 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공개되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찰리 부어맨의 <Long way Down> 역시 마찬가지였다. 프로그램이 TV로 방영된 이후 시청자 설문 결과 시청자의 52%가 이미 웹을 통해 프로그램을 접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BBC에서는 이미 TV 매체를 포함하지 않는 순수 웹프로젝트에 대한 제작 지원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러한 결정이 앞으로 공영방송인 BBC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타블로이드와 멀티미디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매체 환경 속에서 다큐멘터리 역시 변화하고 있다. <Planet Earth>와 같은 초대형 다큐멘터리에서부터 <Wife Swap> 등과 같은 실험성 강한 다큐멘터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영국의 다큐 시장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더 이상 높은 곳에서 정보를Push할 수 없게 되면서 시청자를 Pull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시청자를 당긴다는 것은 시청자가 옆집 친구가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 싶듯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스며들게 하거나(친근한 연예인이 스톤헨지와 관련된 자신의 어릴 적 추억 등을 이야기하는 것), 놀이 공원에서 자유이용권을 가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하나하나 타보는 것(웹으로 제공되는 파편적인 역사 자료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개인의 선택과 관점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최근 다큐멘터리들의 타블로이드화 현상이나 새로이 시도되고 있는 멀티플랫폼 기반의 다큐멘터리는 비슷한 곳을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장르별 독보적 존재로 자리잡고 있는 21명의 달인들의 기사를 스크랩합니다. 안에서 밖에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오늘의 한국 영화를 이끌어온 수많은 달인들을 찾아 헤매길 한 달. 영화 안팎의 분야별 달인을 만나기 위한 노심초사 동분서주였다. 오직 영화만을 위해 달려온 ‘영화의 달인’ 스물한 분의 면면을 직접 만나보는 자리다. 이런 달인들을 보셨는지? 못 보셨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영화지 기자보다도, 모든 영화를 심의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보다도 먼저 영화를 보는 곳이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칸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용 편집본을 전 세계 최초로 볼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화 필름에 자막을 넣는 업체인 씨네메이트다. 그리고 씨네메이트에는 스크린 뒤, 안 보이는 곳에서 우리의 편안한 영화 관람을 책임지며 20년 넘도록 자막만 파온 류호원 실장이 있다. 찌는 듯한 오후, 성수동의 한 골목에서 찾은 국내 최대의 자막 업체 씨네메이트에서는 <크로우즈 제로>와 <강철중>의 해외판 자막이 돌아가고 있었고, 곧 프린트 350벌을 작업해야 하는 <원티드>가 들어올 예정이라 긴장감이 맴돌았다. 7~8년 전만 해도 사람이 일일이 도장을 찍어 자막을 넣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고 모든 자막을 레이저가 알아서 넣어준다. 그동안 자막 넣는 장비를 손수 개발해 세 번의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예전에는 다섯 곳이 있어 바쁠 땐 나눠 주고 손 빌 땐 나눠 받는 식으로 십시일반하며 돕고 지내던 자막 업체들이 모두 문을 닫은 후 씨네메이트만 홀로 남았다. 그 후 신생 업체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영화가 하루에 무려 80벌을 작업하?씨네메이트를 찾는단다. 역시 달인의 현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해림 기자
실용분장의 달인응용박예리 선생
1994년, <젊은 남자> 현장에 우연찮게 들어와 영화판의 활기에 반하는 바람에 그대로 안착해 분장팀장까지 오른 박예리 팀장. <약속><가문의 위기><가문의 부활><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을 거치는 동안 매번 마지막 작품이라 다짐했지만, 언제나 다음 작품이 들어오면 이상한 마력 때문에 또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는 동안 늘은 것은 현장에서의 적응, 적용력과 어떤 상황에서라도 정해진 시간 내에 완벽한 분장을 해서 내보낼 수 있는 실력이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현장에 주인공 한석규가 백발 컨셉트를 가져왔을 때, 박예리 팀장의 눈앞은 새카매졌다. 새로 자라는 모발을 그때그때 염색하기에는 한석규의 모질이 너무 연약했고, 제품을 사용하자니 어색할 것 같다는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몇 년째 백발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던 한석규의 고집은 꺾을 길이 없었고, 그때부터가 자연스러운 백발과의 싸움이었다. 화이트, 실버, 트림, 스프레이, 리튀드... 시판되는 모든 제품을 놓고 테스트를 시작했다. 섞어도 보고, 부분부분 섞어 발라보기도 한 결과 딱 이거다 싶은 조합을 만들어 냈다. 처음에는 저어했지만 매일 칫솔로 한 올 한 올 은발 분장을 끝내면 뿌듯함이 몰려왔다. 영화 분장은 협찬도 적고 힘들지만 '어떻게든 해내는' 영화판의 원생적인 활기 때문에 매번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박예리 팀장의 수줍은 비소가 아름답다. 이해림기자
디테일 분장의 달인섬세황현규 선생
황현규 팀장은 분장을 시작하며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까지 수료했지만 영화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분장만큼 잘 어울리는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 중반 무렵, 주위 사람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과감하게 분장이라는 낯선 분야에 자신을 던졌다. 분장의 명문이라 알려진 독일 메피스토 분장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녀는 1995년 배창호 감독의 <러브 스토리>를 시작으로, <깊은 슬픔> <정>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박하사탕>
<비천무> <오아시스> <살인의 추억> <인형사> <형사 Duelist> <눈부신 날에> <원스어폰어타임>에 이르기까지 20여 편이 넘는 영화에 그녀만의 섬세한 손길을 새겨 넣었다. 분장사가 미용사 자격증을 갖춰야만 하는 독일에서 공부한 그녀는 헤어, 메이크업, 특수분장은 기본이고, 가발과 수염 등을 직접 짜는 기술을 배웠고, 이를 영화에 접목시켰다. 배우의 캐릭터에 맞게 직접 자신이 정교하게 짠 가발과 수염을 사용하고 있는 것. 머리 사이즈를 재고 석고를 뜨거나 밴드를 대서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짜서 완성하는 데에는 보름이라는 인내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녀의 꼼꼼한 손을 거친 가발은 <러브 스토리>의 배창호 감독, <박하사탕>의 설경구, <청춘>의 배두나, <비천무>의 신현준 머리 등에 감쪽같이 얹혔다. 언젠가 백발이 듬성듬성한 가발을 노인 캐릭터에 사용해 보고 싶다는 그녀는 겉모습이 아닌 사람의 마음까지 분장하는 매력적이고 꼼꼼한 분장사로서 영화 현장의 즐거움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중이다. 안영윤 기자
동시녹음의 달인 득음김범수 선생
김범수 기사는 우리나라 동시녹음 1세대다. 동시녹음이 흔치 않았던 1978년,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 대한 동경과 존경심으로 우진필름에 입사해 양후보 기사(<심봤다>로 1979년 대종상 기술상 수상)를 스승으로 삼은 그는 1978년 <율곡과 신사임당>의 후반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심봤다>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등에서 국내 최초의 붐 맨으로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가 비로소 동시 동음 기사로 입문한 것은 정진우 감독의 1984년 작 <자녀목>부터. 사실 성우가 배우의 목소리를 대신하던 시절이었기에 동시녹음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는 성우들의 원성을 듣는가 하면, 쇠를 깎아 만든 6~7미터 길이의 무거운 붐 마이크를 드느라 팔이 떨어져 나갈 지경이었고, 조수도 없이 혼자 모든 것을 해야만 했던 때도 있었지만 김범수 기사는 자신이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임권택 감독의 <흐르는 강물을 어찌 막으랴>를 두 번째 작품으로 <티켓> <서편제> <투캅스> <넘버 3> <검은집> 등에 이르기까지 그의 민감한 귀를 거쳐 소리가 완성된 작품은 800여 편에 이른다. 오랜 세월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귀가 움직거리고, 귀에서 ‘딸각’ 소리가 발산되는 신기한 경지에 이르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 여전히 스위스제 아날로그 녹음기인 ‘나그라’를 사용하며 디지털로 변환해 사용하는 두 번의 과정을 고집하고 있다. “나그라가 디지털에 비하면 소리의 폭이 넓고 깊으며 부드럽다. 그 소리는 디지털이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 쉰이 넘은 지금도 현장에만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그는 열혈 영화 청년의 심장을 간직한 진정한 소리의 달인이며 장인이었다.
안영윤 기자
카메오의 달인액션배장수 선생
어지간한 배우들도 출연작 편수로는 이 분 앞에 명함을 못 내민다. <경향신문>의 영화기자로 현장을 누비는 동안 카메오로 출연한 작품이 <강철중: 공공의 적 1-1>까지 마흔아홉 편이 됐기 때문이다. 부국장, 선임기자 등 직위는 갈수록 높아져도 그는 여전히 영화에 대한 글을 열정적으로 써나가고 있다. 카메오 출연은 기사 작성과는 달리 그가 영화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의 표현이다. 연극을 했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주변의 여건과 여러 상황들 속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찾고 말았다. 하지만 현장에 대한 열정은 그를 취재 데스크 앞에 앉혀두지 않았다. 이런 열정 탓에 한때는 직접 제작에 손을 댔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장편 영화 한 편의 경력을 가진 이가 한없이 부럽다. “그래도 세계 3대 영화제에 진출한 영화들에 제가 출연했다는 거, 자부심이 안 생길 수 있나요.”(웃음) 말 그대로 그의 필모그래피는 사실 화려하다. 임권택 이창동 감독부터 강우석 강제규 감독에 이르기까지 작품성과 흥행성의 양 다리를 두루 오가고 있으니 그야말로 월드 무비 스타가 아닐 수 없다. 기자로서, 또 작품 속의 일원으로서 두루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배장수 기자. 현재 그의 바람은 ‘한국 영화 산업이 멋지게 재도약하는 것’, 바로 그것뿐이다. 정지원 기자
효과음의 달인 폴리 이승호 선생
영화 <므이>를 보면 순간적으로 ‘벽지 뜯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는 장면이 있다. 공포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는 이 장면을 위해 세상에 없는 소리를 만든 사람이 폴리아티스트 이승호 실장이다. “그냥 벽지를 발라놓고 떼어 봤는데 느낌이 영 아니더라고요.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다가 벽지에 풀을 발라 붙인 다음 발로 밟아봤는데, 이거다! 했죠.” 그는 이 외에 공포 영화 <아랑>,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와 <즐거운 인생>, 최근작 <비스티 보이즈> 등 수십 편의 영화 효과음을 담당했고, 현재 영화 <그들이 온다>의 倖?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땐 발자국 소리가 다 똑같이 들렸어요. 하지만 실제 작업을 하면서 발자국 소리에도 수많은 감정이 들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일반적으로 영화 한 편을 작업하는 데 꼬박 일주일 정도, 공포 영화나 CG가 많이 들어간 영화의 경우 15~20일이 걸린다. 10만 가지 이상의 효과음이 저장돼 있는 라이브러리를 활용할 때도 있지만, 영화 속 상황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적절한 효과음을 만든다. 밤샘 작업도 많고 실체 없는 소리를 만들어야 할 때 창작의 고통도 겪지만 그에게 영화는 천직이다. “이제 와서 다른 일 할 수나 있겠어요?(웃음) 자유롭게 창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만큼 저한테 맞는 일도 없는 것 같아요.” 남은경 기자
영사실의 달인상영이경섭 선생
영사실 너머 상영관에선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오프닝이 한창이었고, 지난 40년간 영사실을 지켜온 달인은 그 옛날 <인디아나 존스>의 첫 상영을 회상했다. 열여덟 살부터 영사실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던 진정한 영사실의 달인 이경섭 이사는 지금 씨너스 이수, 분당, 이채는 물론 남산 자동차 극장까지 도맡고 있다. 전국에 필름이 아홉 벌 들어오는 게 전부였던 그 옛날, 자전거에 필름 통을 싣고 중간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며 필름을 운반하던 시절부터 그는 영사실에서 한평생을 보냈다. “필름이 뒤엉켜서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기도 했었지.(웃음) 지금이야 필름 귀한 줄 모르지만, 그 때는 필름을 자식보다 더 귀하게 여겼다고.” 그의 철칙은 좋은 극장이란 서비스가 좋은 극장이 아니라 제대로 된 상영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는 것이다. 덕분에 그의 손을 거친 극장은 정교한 사운드와 완벽한 영사 시스템에 혀를 내두를 정도. 극장 사람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사님 관은 스피커로 만들어 드릴 거예요”라고 할 정도로 좋은 극장을 향한 그의 노력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구수한 웃음과 인자한 미소로 영사실을 도맡고 있는 달인. 인생의 99.9퍼센트가 영화로 이뤄졌다 말하는 그의 손은 필름과 함께한 세월만큼이나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이유진 기자
콘티의 달인관심이규희 선생
2,000컷의 그림이 정성스레 그려진 영화 <타짜>와 <미녀는 괴로워>의 스토리보드북. 영화 감독의 시나리오는 스토리보드 작가 이규희 씨의 손끝을 거쳐 그림으로 다시 태어난다. “보통 3주 정도 콘티 회의를 진행하는데, 주요 스태프들이 모여 한 컷 한 컷 아이디어를 모아 러프 콘티를 그리죠. 그걸 토대로 두어 달 동안 꼼꼼하게 스토리보드를 만들고요.” 그녀는 2000년 영화 <후아유>로 데뷔해 최근 <대털>까지 열다섯 편의 스토리보드를 진행했다. 막바지 작업 중인 영화 <대털>은 원작 만화를 토대로 하되 영화만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작업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스카우트>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인 데다, 김현석 감독님과 부터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까지 작업을 함께 했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린다고 콘티 작가의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순 없다. 시나리오의 최초 독자로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감사용이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엄마를 찾아갔다가 자신의 경기 티켓을 발견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때 엄마가 감사용의 경기에 갔던 장면을 플래시백으로 넣자는 아이디어를 낸 적이 있죠.”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어 요즘 체력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그녀. 그녀의 손끝을 거쳐 탄생할 영화들을 기대해 보자. 남은경 기자
특수효과의 달인폭파홍장표 선생
피바다와 폭파는 내 손 안에서! 이펙트 스톰의 홍장표 실장은 그동안 <여고괴담 4-목소리> <신데렐라> 등의 공포 영화와 <왕의 남자> <황진이> 등의 사극, 그리고 <님은 먼곳에>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의 전반을 오가며 특수효과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를 끝마치고 다음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 전쟁 신을 찍는 동안 현지 스태프들과의 소통 및 국내와 다른 장비와 재료 등으로 인해 두통을 앓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프로는 다른 법. 얼마 지나지 않아 현지에 적응하고 스태프들과 현지 장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15년차의 경력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언제나 폭파 신을 준비할 땐 긴장된다. 특히 배우들의 동선이 복잡하게 얽힐 땐 시야를 넓게 가지고 집중해야 한다. “화약을 쓰는 만큼 생명과 직결될 수도 있습니다. 안전하게 원하는 화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회의를 하고 철저히 계산한 끝에 촬영에 들어가죠.” 최근엔 일반 관객까지도 특수효과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 노력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 길을 다닐 때도 사고 현장이나 이상한 현상 등에 바짝 주목하며 항상 연구하는 습관을 가지려 한다. “이제 국내 기술도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습니다. 빨리 한국 영화 산업이 되살아나서 규모 있는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그래야 제가 보여줄 것도 많아지겠죠.”(웃음) 정지원 기자
비디오 수집의 달인모둠안규찬 선생
을지로 3가역을 따라 구 쁘렝땅백화점으로 들어가면 ‘영화도서관 청춘극장’이 나온다. 고전부터 현대까지 모든 영화들이 총망라돼 있는 이곳 ‘청춘극장’의 안규찬 대표는 국내에서 출시된 한국 영화의 비디오는 99퍼센트 가까이 소장하고 있다. 정식 출시되지 않은 영화를 감독에게 직접 넘겨받은 것까지 합친다면 100퍼센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외화의 경우도 국내 출시작이면 거의 모든 작품을 아우른다. 워낙 영화를 좋아했던 탓에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줄곧 전국의 비디오 가게를 뒤지고 다녔다. 그렇게 작품이 모이자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지금의 자리에서 ‘청춘극장’을 운영한 지 어느새 8년이 됐다. ‘청춘극장’의 독보적인 점은 고전으로 불리는, 또는 히트작과 예술 영화 위주의 컬렉션뿐 아니라 B급 영화는 물론 개봉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모든 작품이 모여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스크린에서 본 배우 윤정희의 매혹적인 모습을 잊지 못해 윤정희 데뷔 40주년 기념 특별전을 기획하는 등 한국 고전을 알리는 데에도 힘을 써왔다. 최근엔 소장 작품을 근거로 온라인에서의 데이터베이스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움직이는 영화 사전, 문화 문화유산으로서 영화의 소중함을 아는 안규찬 대표. 진정 그를 달인이라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 정지원 기자
자원활동의 달인봉사송재호 & 서유정 선생
영화제의 꽃, 자원활동의 달인을 찾아 나선 기자에게 반가운 제보가 들어왔다. 2006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시작으로 총 9회, 2003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시작으로 총 5회 경력을 자랑하는 송재호 서유정 씨를 추천받은 것. 둘의 경력을 합치면 도합 14회, 웬만한 국내 영화제를 모두 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촬영을 위해 챙겨온 아이디카드에서부터 달인의 포스가 물씬 풍겨오는 두 사람이 쏟아놓은 영화제 에피소드는 명랑 쾌활 소동극 한 편을 감상하듯 흥미진진하다. 재미있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영화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며 농담을 주고받는 둘은 자원활동가로서의 덕목으로 ‘친화력’을 꼽는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영화가 만나는 것이 영화제인 만큼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태도야말로 자원활동가의 달인으로서 필요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말 그대로 3D다. 셔틀버스는 몸이 힘들고, 티켓은 머리가 힘들고, 상영관은 마음이 힘들고.(웃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커서 쉽게 떨쳐내기 힘들달까?” 팔도강산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쫓아갈 준비를 갖춘 자원활동가의 달인이 있어 우리들의 영화 축제는 더욱 더 활기차다.
차량 개조의 달인척척노승회 선생
노승회 기사는 유년 시절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다. 남들이 무릎 꿇고 썰매를 탈 때, 그는 다리를 쫙 뻗고 앉을 수 있도록 썰매를 개조해 부러움을 샀다. 그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오랜 친구 김병일 촬영감독은 결국 노승회 기사를 영화판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복수는 나의 것>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때까지만 해도 노승회 기사의 직책은 다양한 카메라 세팅을 관장하는 ‘키 그립’(Key Grip)이었다. 그러나 <중독>의 자동차 액션을 경험하고 방향을 선회, 자동차 액션용 카메라 차량을 제작하는 ‘슈팅카’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후 <쏜다> <그놈 목소리> <화려한 휴가> <달콤한 인생> 등 자동차 액션이 등장하는 영화들 뒤에 항상 그가 있었다. <각설탕> 후엔 말과도 친해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중국 원정에도 합류했다. 약 13분 동안 펼쳐지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대추격 신은 그가 중국에서 자재를 구해 힘겹게 만든 슈팅카 두 대에 각각 카메라를 싣고 촬영한 장면이다. ‘콘티 보면 답 나온다’는 그는, 감독이 어떤 어려운 앵글을 제시해도 척척 해결한다. 현재 <마린보이>와 <박쥐>의 자동차 액션 신을 준비 중이며, 김병일 촬영감독과 한국 최초로 3D 촬영을 위한 카메라 세팅 기술을 개발해 작은 영화도 완성했다. 지금 가장 큰 바람은 한국 영화가 잘되는 것. “그래야 자동차 액션 영화도 많이 나와서 개발할 것도 많아지겠죠.” 홍수경 기자
자막의 달인완벽류호원 선생
영화지 기자보다도, 모든 영화를 심의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보다도 먼저 영화를 보는 곳이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칸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용 편집본을 전 세계 최초로 볼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화 필름에 자막을 넣는 업체인 씨네메이트다. 그리고 씨네메이트에는 스크린 뒤, 안 보이는 곳에서 우리의 편안한 영화 관람을 책임지며 20년 넘도록 자막만 파온 류호원 실장이 있다. 찌는 듯한 오후, 성수동의 한 골목에서 찾은 국내 최대의 자막 업체 씨네메이트에서는 <크로우즈 제로>와 <강철중>의 해외판 자막이 돌튼“?있었고, 곧 프린트 350벌을 작업해야 하는 <원티드>가 들어올 예정이라 긴장감이 맴돌았다. 7~8년 전만 해도 사람이 일일이 도장을 찍어 자막을 넣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고 모든 자막을 레이저가 알아서 넣어준다. 그동안 자막 넣는 장비를 손수 개발해 세 번의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예전에는 다섯 곳이 있어 바쁠 땐 나눠 주고 손 빌 땐 나눠 받는 식으로 십시일반하며 돕고 지내던 자막 업체들이 모두 문을 닫은 후 씨네메이트만 홀로 남았다. 그 후 신생 업체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영화가 하루에 무려 80벌을 작업하는 씨네메이트를 찾는단다. 역시 달인의 현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해림 기자
외화 번역의 달인위트이미도 선생
우리나라에서 상영되는 대부분의 외화에는 일반명사화된 엔딩 크레딧이 있다. 바로 ‘번역-이미도.’ 1993년부터 15년간 450편의 외화를 번역했으니 외화 번역의 달인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최근 번역한 영화 <쿵푸팬더> 이야기를 꺼내며 “포처럼 나도 시작은 우연했지만 준비는 되어 있었다”라고 말한다. 영화를 좋아하고 영어를 꾸준히 공부했던 그는 외화 판권 구매자를 도와 일하다 <블루> <화이트> <레드> 시리즈를 시작으로 외화 번역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 영화 혹은 스케줄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보통 한 편을 번역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열흘 정도. 번역할 때 그가 가장 유념하는 것은 정확하면서 재미있는 우리말 표현이다. “그냥 직역해도 뜻은 통하겠지만 영화의 내용, 캐릭터의 이미지, 전달하려는 메시지 등과 잘 맞는 대사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말로 이런 표현을 ‘재창조’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그리고 두 번째로 신경 쓰는 것은 리듬감. “시조처럼 대사의 글자 수를 맞춘다. 그래서 관객들이 대사를 한 글자 한 글자씩 읽는 게 아니라 덩어리째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한다. 대사와 영상?같이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투철한 직업정신과 끊임없는 노력. 그에게서 배운 달인의 덕목이다. 윤서현 기자
발권의 달인신속김상아 선생
“사랑합니다 고객님, 어떤 영화 관람하시겠습니까?” 반달 눈웃음을 지으며 상큼한 목소리로 손님을 맞이하는 김상아 씨. 롯데시네마 에비뉴엘관에서 일을 시작한 지 8개월밖에 안 됐지만 스피디한 발권 업무 처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똑 부러지는 스태프다. 그녀가 일하는 시간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붐비는 시간대는 아니지만 12시 출근 스태프들이 나오기 전인 오전에는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발권은 물론 인터넷 예약, 주차권 판매를 거의 혼자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비결은 빠릿빠릿함과 친절함이다. “볼 영화와 시간, 좌석, 그리고 할인 카드까지 미리 정해서 오는 손님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발권 시간이 길어지게 되는데 이럴 때 ‘센스있게’ 내가 먼저 추천을 해주면서 고민할 시간을 없애는 게 방법이다.” 윤서현 기자
시사 진행의 달인통솔이혜진 선생
잠실 주경기장에도 사람을 줄 세워 차례대로 앉힐 수 있는 사람.” 맥스무비의 이혜진 대리를 시사 진행의 달인으로 추천한 사람의 말이다. “안 하면 안 했지, 하면 확실히 해야 되는 성격이에요. 대강, 대충 하는 걸 싫어해요.” 그녀가 맥스무비에서 일한 2년 4개월 동안 진행한 시사회는 약 700건. “줄 서 있는 꼴을 못 봐요.(웃음) 빨리 신분증 확인해서 표를 나눠주죠. 후기에 ‘맥스무비 시사는 안 기다려서 좋아요’라는 게 올라오면 뿌듯해요.” 하지만 표를 나눠주는 것만이 시사 진행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 배우들과 함께 보는 옆자리 시사회, 자정 시사회 등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당첨자를 뽑는 것도 그녀의 일이다. “영화사, 홍보사 분들과 많이 싸우는 편이에요. 저희 회원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가면 전 싸워요.” 역시 달인은 강하다. 박은경 기자
인쇄의 달인꼼꼼유진아 선생
인쇄는 기계가 하는 거 아니냐고? 인쇄는 사람이 하는 거다. 영화 관련 인쇄물을 전문으로 하는 대경토탈의 유진아 팀장을 만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인쇄를 한다고 하면 무시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 하지만 예전에 생계 수단으로 했던 때와는 달라요. 전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알면 알수록 어렵고. 자신이 없어져요.” 10년 동안 인쇄 일을 한 그녀의 말이다. 유진아 팀장이 하는 일은 진행과 관리. 하지만 그녀는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혹 보도자료가 바쁘게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면, 보도자료를 넣는 봉투 붙이는 일까지를 다 직접 해서 넘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실수도 많이 해서 많이 울기도 했고요.” 지금은 고2 때까지 미대 수험생이었던 실력을 발휘해 컬러의 미세한 차이까지 잡아내는 전문가가 됐다. 대부분 영화 일이 촉박하게 들어옴에도 목소리 한 번 찡그리지 않는다는 게 유진아 팀장에 대한 영화계 사람들의 평가. “요즘이야 웹하드가 있으니 편하지만, 예전엔 무거운 외장 하드가 오고 갔죠. 돈을 많이 써서 보도자료 하나에도 특이하게, 화려하게 하려던 때도 있었고요. 그때는 일이 너무 많아서 아침에 병원에서 링거 맞고 회사 다니기도 했어요.” 요즘 영화가 침체기이니 당연히 영화 인쇄도 주춤 중. 그럼에도 그녀를 찾는 전화는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박은경 기자
영화 안무의 달인고고곽용근 선생
‘더 댄스 아카데미’의 곽용근 원장은 MBC 무용단으로 ‘춤꾼’ 이력을 시작했다. 이후 독립해 이름을 걸고 댄스학원을 차렸고, 아는 분 소개로 CF 안무와 인연을 맺었다. 한동안 화제였던 전지현의 S레이저 프린터 섹시댄스 및 정우성의 G 캐주얼 깜찍 댄스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영화는 <소년, 천국에 가다>로 시작해서 <천하장사 마돈나> <미녀는 괴로워> <모던보이>를 거치며서 “중요한 건 춤이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캐릭터”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 맥락에서, 조승우 신민아 주연의 <고고 70>은 진정한 야심작이다. 당시 트렌드세터였던 신민아의 춤 컨셉트는 천진과 우악. “한국인은 흑인의 100분의 1 정도를 췄을 것, 두 가지 동작만으로도 밤을 새우는 게 가능했다”는 인순이 선배의 조언을 얻어, 나름 앞서나갔던 70년대 소녀의 춤을 과장 없이, 천진하고 우악스럽게 안무했다. “70년대에 요즘 UCC 감성을 접목한 셈이죠.” 시나리오를 100번 읽고 음악감독과 오랜 협의 과정을 거친다는 그는, 지금까지 배워왔던 춤을 해체하며 한국표 안무를 만들고 있다. 한국 영화에는 ‘한국표 댄스’의 달인이 필요한 게 당연하다. 홍수경 기자
DVD 수집의 달인모아문종현 선생
그러니까 그가 DVD를 수집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1998년부터 DVD를 사 모았으니 수량이 대충 짐작이 될 것이다. 하긴 그조차도 정작 자신의 소장 양을 파악할 수 없으니 추산할 수밖에. 그래도 짐작할 엄두가 안 들어 물어보니 “대략 7만 장 가량 되지 않을까요”라며 허허 웃는다. 충무로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그는 현재 ‘드림텍’이라는 DVD 홍보 및 감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에 가보니 말로만 듣던 ‘달인’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사무실을 빼곡하게 채운 DVD는 당연지사요, 희귀 LD와 각종 피겨들이 즐비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창고는 현재 DVD 때문에 들어갈 수조차 없는 상태라는 사실. 25년간 제빵사를 해온(그는 일본 동경제과학교와 스위스 리치몬드 제과학교에서 수학했다) 그는 “우연히 미국의 한 친구가 선물로 준 외국 DVD를 보며 사운드에 감명을 받아서 수집을 시작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불현듯 25년간 걸어온 길에서 급선회하는 것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 궁금했다. “물론 많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간명한 대답이 돌아왔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그는 “행복하다”고 내내 힘주어 말했다. 그건 표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문득 벽장에 DVD를 꽂는 그의 환한 미소가 생각났다. 지용진 기자
현장 진행의 달인만능최지훈 선생
현장일지가 빼곡히 적힌 수첩부터 청테이프와 무전기까지, 등장부터 달인의 포스를 물씬 풍긴 최지훈 씨. 미술을 전공한 그가 제작부의 자질을 발견한 건 미술팀으로 참여한 <뜨거운 것이 좋아> 현장에서였다. 미술팀 일보다 제작부와 같이 현장 통제하는 게 더 익숙한 스스로를 발견한 그를 이미 주변에서도 미술팀이 아닌 제작부로 임명할 정도였던 것. 결국 그는 다음 영화 <원스어폰어타임>에서 제작부 막내로 숨겨진 특기를 발휘했고 이젠 제작부에 뼈를 묻고 PD를 꿈꾸는 열혈 스태프다. “운전은 퀵 서비스보다 빠르게, 경찰보다 속도 측정기 위치를 잘 파악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청테이프 이용은 이삿짐센터 수준을 뛰어넘어야 하고, 계산은 은행원 수준으로! 어휴,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웃음)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가족처럼 챙기는 그는 다음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촬영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장소 헌팅을 위해 온갖 포털 사이트를 뒤지고, 관객들과 친밀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클(club.cyworld.com/wuljip)에 현장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고 있는 현장 진행의 달인 최지훈. ‘고양이보다 빠른 눈치’로 현장을 장악하는 그의 다음 영화 현장은 왠지 모르게 흥미진진할 것만 같다.
시 스템 플랫폼, IVR, 음성 인식, 음성합성, UnPBX, CRM 미들웨어, CRM 애플리케이션, E-mail 솔루션, Web 마케팅 도구, Knowledge Management, 데이타 클리닝, 헬프 데스크, 텔레마케팅/하청함 서비스, SFA, 에이전트 관리 도구, 아웃바운드 도구, IP 전화 통신, 모바일 솔루션, 보이스포털, BI 도구, 보안, 보드(회선/음성 처리 등), 음성 기록, 기업 유치, 인력/교육, 기타 콜센터/CRM 관련 제품 및 서비스
Video Production Equipment & Accessories, Audio Production Equipment & Accessories, Digital Television/HDTV Equipment & Services, Digital Audio Broadcasting (DAB), Computer Graphics & Animation, TV Production Network (Hardware & Software), Satellite, Microwave Products & Services, Audio, TV Transmitter, Antennas, Broadband Technologies, Computer Storage (CD-ROM, DVD, Video Servers, etc.), Data Broadcasting Equipment & Services, TV/Audio Automation, IPTV, Interactive Television, OB Van, Wireless Technologies, Test Equipment, Film Production
비디오, DVD, TV, 케이블, 위성방송, 제작사, 배급사, 방송사, 통신사업자 등 영상컨텐츠물 전문 견본 박람회.
▣ 5일간 12,000여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4억 유로 규모의 거래 성사 ▣ 전 매체에 걸친 제작, 투자, 판매, 구매, 배급등 엔터테인먼트 컨텐츠의 모든 분야 ▣ 업계 주요 인사들과의 교류 ▣ 새로운 방송 환경에 대해 당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알려 주는 컨퍼런스 ▣ 세계 최초의 모바일 TV 시상식
사 진 기자재, DSLR, 디지털 카메라, 시청각 기술, 극장용시설, 전자미디어, 필름 기술, 화상전송, 멀티미디어, 사진장비, 프리터, 스튜디오 장비, 각종 액세서리,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폐기, 전자공학, 그래픽 디자인, 레이아웃, 조명기술, 사진기술, 프레젠테이션 기술, 재활용, 음향운반설비 등
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대학들은 취업률, 신입생 충원율 등 학교 운영ㆍ시설 등을 자체 평가해 그 결과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기관의 자체 평가에 관한 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규칙안에 따르면 각 대학은 2009년부터 매년 자체적으로 교육ㆍ연구, 조직ㆍ운영, 시설ㆍ설비 등에 대한 부분을 평가해 그 결과를 학생, 학부모들이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한다. 평가 내용은 교원현황, 신입생 충원율, 취업률, 연구비 수주액 등 모두 13개 항목으로 돼 있다. 학생, 학부모들은 자체 평가 결과를 통해 학교의 교육현황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알게 되고 학교, 학과 선택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교과부는 이날 대학평가 전문기관을 지정하기 위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ㆍ인증 등에 관한 규정도 함께 입법예고했다. 이 규정에 따라 앞으로 대학평가 기관으로 지정받고자 하는 기관이 행ㆍ재정적 요건을 갖춰 교과부 장관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평가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지정된 기관에 대해서는 평가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원, 국제 세미나 개최 지원, 연구비 지원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라고 교과부는 덧붙였다.
DV 카메라의 감도는 어느 정도 촬영경험이 있으신 분들, 특히 입사, 반사노출계를 사용할 줄 아는 분들에게 관심이 가는 테스트 일겁니다. 노출계에 감도와 셔터스피드를 미리 세팅해놓고 각 라이트에 대한 노출을 재가면서 최종 찍힐 이미지의 밝기와 콘트라스트와 색감 등을 예측 혹은 결정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서 말이죠. 필름의 경우엔 촬영한 이미지가 현상, 인화의 과정을 거쳐 촬영이 최소 2~3일 지난 후에야 결과물 확인이 이루어지므로 노출계 세팅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DV 촬영에서 노출계를 사용하기 위해선, (본 테스트 결과를 기초로 세팅하는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사용할 카메라, 노출계, 조명기, 필터 등을 가지고 앞에서 얘기한 테스트 방법으로 (또는 참고해서) 나름의 감도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본 테스트 결과에 EI 수치를 명확히 표기하긴 했지만 약간의 가감이 더해진 수치라는 점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이들 결과 또한 하나의 참고, 권장수치라는 점을 반드시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테스트 과정에서 비로소 발견되는 다양하고 소소한 변수들...)
또한 광원의 색온도 차이에 따른 감도 변화도 본인이 직접 테스트 하면서 체감해야 실제 촬영에서 적절히 노출보정을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흑백필름의 경우 광원에 따라 ±1/3의 노출보정을 해주지만 칼라필름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하나의 감도기준을 갖고 있습니다.(85, 80필터를 장착할 때는 그 필터 팩터만큼 감도수치를 조정해주므로 결국 하나의 감도기준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래서 테스트 하기 전에는 DV 카메라도 막연히 마찬가지 일거라 예상했었습니다만 테스트 결과 일부 카메라의 경우에서 보듯이 광원에 따라 감도 변화가 최고 1 1/2 stop까지 차이가 납니다.
한편, 일반(초,중급) 촬영자들에게는 각 카메라별 노출지수(감도)보다 카메라의 내장노출계나 자동노출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에 더 관심이 갈 듯 싶은데요. ENG(방송용) 카메라 기사들의 Auto Iris(=Auto Exposure) 기능 활용법을 적극 추천합니다. (JVC GY-DV700WU 테스트결과 참조)
이런 방법은 극영화보다는 다큐멘타리 촬영에서 보다 효과적입니다. 극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숏을 쪼개서 찍기 때문에 각각의 숏에서 Auto Iris 기능을 계속 쓰다보면 처음에 찍은 숏과 나중에 찍은 숏 혹은 사이즈, 앵글의 변화에 따른 노출의 불일치가 일어나기 쉽겠죠. 다큐멘타리의 경우 한 번 세팅하면 (동일 조건에서) 노출변화 없이 촬영을 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죠. 단, 실내에서 실외로 나간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 등엔 촬영 중, 조리개 수치에 변화를 주며 촬영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Auto Iris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고 할 때, 카메라의 W/B 세팅과 촬영장소의 광원에 따른 카메라별 특성을 사전에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떤 경우엔 약간 어둡게 찍힌다든지 혹은 환하게 찍힌다든지 하는... 그래서 실내/실외에선 W/B를 특정한 값에 놓고 카메라가 지정하는 값보다 약간 환하게 찍는 게 필요하더라 라는 판단들...) 그 때 본 테스트 결과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극영화를 찍으면서 한 씬내에서 노출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할 때는 절대적으로 스크립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스크립이란 각 숏의 촬영내용과 주변상황들, 배우의 동선, 테이크 별 시간과 OK, NG의 이유 등을 기재하는 양식을 얘기하는데, 여기엔 카메라의 노출관련 세팅값이나 조명기 평면도등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요즘엔 연출부와 촬영부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스크립을 별도로 작성하는 추세죠.
노출의 일관성에 대해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한 공간에 두사람이 앉아 얘기하는 장면을 찍고 있습니다. 왼쪽에 앉은 A라는 사람 위에는 조그만 갓등이 있고 이 갓등의 빛이 A를 비추고 있습니다. 오른편에 앉은 B라는 사람은 어두운 곳에 앉아 있고요. 이런 상황을 다 볼 수 있게 풀샷으로 #1을 찍고 #2, #3에서는 A와 B의 단독숏을 각각 얼굴의 클로즈업으로 찍는다고 합시다.
경우1. #1, #2, #3을 카메라의 자동노출기능을 이용해서 그대로 찍는다면 #2의 A얼굴의 밝기와 #3의 B얼굴의 밝기가 동일하게 나옵니다. #1(보통 설정숏이라고 하죠) 의 설정과 다르게 A와 B가 동일한 밝기로 표현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경우2. #1, #2, #3을 촬영자가 임의대로 조리개 수치를 바꿔가면서 찍습니다. 자연스럽게 #2는 좀 밝게 #3은 좀 어둡게 찍겠죠. 그런데 여기서 씬이 끝나지 않고 #4, #5, #6, #7... 등이 계속 이어진다고 합시다. 당연히 투숏(두사람을 찍는 숏)과 원숏(한사람을 찍는 숏)이 반복되고 사이즈도 다양하게 이어질 수 있겠죠. 그런데 그 때 그 때 마다 느낌이나 임의대로 조정해 찍는다면 숏이 진행되면서 동일한 씬에서 각 숏의 밝기가 계속 약간씩 차이가 날 수 있겠죠. (최초의 혹은 고정된 하나의 조리개 값으로 동일 씬을 계속 찍는 경우도 많지만, 숏이 바뀔 때마다 약간씩 조명 세팅의 변화가 있기 마련이고 사이즈, 앵글에 따라 약간씩의 조리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 일반적입니다. 하나의 조리개 수치로 한 씬을 유지한다는 건 여러 가지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만 상당한 난이도의 촬영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 스크립에 동일한 숏을 찍을 때의 조리개 수치나 조명의 밝기 등을 참고하면서 (조리개 수치만의 기계적인 일관성이 아닌) 노출(≒최종 결과물의 밝기)의 일관성을 유지해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좀 장황하게 설명했습니다만, 노출의 일관성이란 동일씬에서 애초의 설정에 맞는 각 숏의 노출값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말하고 이 것은 촬영 스크립을 통해서 구체화됩니다. (일반적으로 같은 앵글의 숏은 몰아서 한꺼번에 찍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실제적인 문제가 항상 일어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갖가지 돌발상황에 따른 추가 촬영 혹은 이후의 보충촬영을 고려하면 스크립의 활용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촬영자에게 필수적인 노출감(!)을 익히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Sony VX2000
모델
행번호
카메라 세팅
조명기의 색온도
:5600K
:3200K
Gray card의 IRE 수치
EI
모드
Gain 0
Shutter 1/60
ND필터 Off
화이트 발란스
:5600K
:3200K
기타 세팅
VX
2000
①
60i
Yes
,
55 IRE
320
②
60i
Yes
,
55 IRE
320
③
Prog.scan
Yes
,
55 IRE
250
④
Prog.scan
Yes
,
55 IRE
250
⑤
60i
No
Full Auto
55 IRE
⑥
60i
No
Full Auto
60 IRE
⑦
60i
Yes
AE(auto exposure)
50 IRE
⑧
60i
Yes
AE
35 IRE
⑨
60i
Yes
AE
55 IRE
⑩
60i
Yes
AE
60 IRE
일반적인 인터레이스 방식의 60i 모드에서, (카메라 W/B와 조명기의 색온도가 일치하건 일치하지 않건) EI 320 유사 프로그레시브 모드인 Prog.scan 모드에서는 EI 250
본격적인 취업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각 기업체마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직원을 모집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기업들이 고용지원센터를 통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고용촉진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따라서 2학년 중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은 아래 링크에 가서 회원가입 후 '구직신청'을 해 두세요. 등록 후 3개월이 지나면 '지원금 수혜대상'이 되기 때문에 같은 조건의 채용이라면 기업체 입장에서 더 선호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본인을 고용할 경우 기업체에 5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됩니다)
▶ 제목: 카페로 간 의사들 - 1부, 2부 ▶ 방송: 2008년 6월 16일(월), 6월 17일(화) /저녁 10시 40분~ 11시 10분 ▶ 제작: 타임 ▶ 연출: 인순철 ▶ 구성: 조수진
병원에서 커피를 판다? 카페에서 환자를 진료한다? 어처구니없는 말이다. 그러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어느 카페 병원에서는 이 어처구니없는 말이 현실이 된다. 그 카페 병원의 사장(카페)이자 원장(병원)인 김승범 씨(32) 덕택이다. 이 새로운 개념의 ‘카페+병원’은 김승범 씨가 2004년 공중 보건의로 근무하는 동안 구상한 것이다. 의사는 병만을 다루는 이가 아니고 사람 그 자체를 다루는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제, 카페 병원을 연 지도 어느새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얼마 전 또 다른 의사 한 사람이 합류했다. 정혜진 씨(31)가 그다.
어떤 이들은 그게 무슨 병원이냐며 비웃고 또 어떤 이들은 진료가 장난인 줄 아느냐며 나무랐다. 그러나 고집스럽게 '카페 병원'을 이끌어 온 1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병원+카페’에 담은 김승범 씨와 정혜진 씨의 특별한 ‘마음’을 그들의 일상으로 함께 느껴보자.
스토리 보기...
♦ 주요 내용 ♦
♠ 1부
◎ 여기 병원 맞아요? 의사는 어딨죠?
한쪽은 카페, 다른 한쪽은 진료실인 카페 병원! 이곳은 ‘그런 곳이 있다더라.’ 익히 소문 듣고 온 사람들도, 모르고 온 사람들도 모두 화들짝! 놀란다. 오늘은 가족 손님이 왔다. 이들도 카페 병원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하다. 우선, 가족 단위의 손님은 기다리는 동안 마실 것을 시키는데.. 곧 이어 서빙을 온 김승범 씨. 김승범 씨는 서빙 후, 자연스럽게 진료는 언제쯤 해 드리는 게 좋을지 묻는다. 그 순간, 놀란 엄마! “의사 선생님이세요?”
◎ 일본에서 온 손님들
병원이라고 환자만 찾아올까? 여긴 카페 병원! 오늘은 일본 손님들이 왔는데.. 그들은 카페 인테리어를 구석구석 살피더니, 급기야 진료실까지 쭈욱 돌아본다. 이 일본 손님들은 왜 온 것일까? 더군다나 일본 손님 옆에는 안내해 주는 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카페 병원’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해준다. 이 여자는 누구이고, 일본 손님들은 어떻게 이곳 ‘카페 병원’에 오게 됐을까?
◎ 전화기! 전화기!
정혜진 씨는 오늘도 환자들에게 전화를 돌린다. 환자들이 어떤지, 증세가 호전은 되었는지 묻기 위함이다. 그런데 전화를 계속 하면, 입이 아프기 마련인데. 정혜진 씨는 손가락이 아프다고 한다. 왜일까? 그건 바로, 전화기 때문! 전화기가 어떠하기에, 손가락이 아픈 걸까? 정혜진 씨는 새로운 전화기를 구입하자고 하는데. 그녀는 과연 다른 전화기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 그러던 어느 날!
북적북적! 주말에는 다른 때보다 카페 손님이 많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유난히 많은 카페 일에, 더불어 병원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도 있다. 정혜진 씨는 환자 진료와 카페 일로 정신이 없고... 결국, 그날 저녁. 몸이 좋지 않았던 혜진 씨는 눈물을 보이고 마는데...
♠ 2부
◎ 소통, 대화를 나누다
일요일, 조금 일찍 문을 닫고 어디론가 향하는 두 의사. 알고 보니, 둘은 고깃집에 도착했다. 고기를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는 좀 더 진지해지는데... 두 사람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그 대화에 서로 공감은 하는 걸까?
◎ 그녀의 외출
차를 몰고 나가는 정혜진 씨. 오늘은 천안에 간다고 하는데... 갑자기 천안엔 무슨 일로 가는 걸까? 천안의 한 대학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수련 받다가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전문의를 포기하고 카페 병원을 선택한 정혜진 씨.. 그녀가 다시 천안으로 간 까닭은 뭘까?
◎ 조금씩, 한 걸음씩!
오늘은 김승범 씨가 ‘카페 병원’ 간판을 손보기로 마음먹었다. 김승범 씨는 새로운 간판을 신중하게 만들고, 완성된 것을 카페 밖에 걸어본다. 새로운 간판을 보는 두 사람은 기분 또한 새로운데... 그 때, 한 남자가 두 사람에게 다가온다.. 그는 누구일까?
두 사람의 노력으로 ‘카페 병원’은 조금씩, 한 걸음씩 변화하고 있다. 반면에 '좀 더 인간적인 의료에 가까운 의료'를 꿈꾼다는 두 사람의 마음은 변함없다. 두 사람의 ‘마음’과 '노력'이 오늘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__________________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
중류화에서 하류화로 하류(下流)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왠지 씁쓸하거나 두려운 감이 들진 않는가. 상류, 하류로 인간을 분류하기가 민망하지만 삶의 양식이 정반대인 두 부류의 인간상이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 주변엔 몇 년 산 프랑스 와인이 향기로운지 꼼꼼히 따지는 상류가 있는 반면 한 끼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까 걱정하는 하류도 수두룩하지 않은가. 이 책을 펼쳐 들면 읽는 내내 긴장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혹시 내가, 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가, 내 연인이, 내 친척이 '하류'에 휩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불현듯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류, 하류가 확연히 나뉘는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머리말이 무척 도발적이다. 개구일성(開口一聲)으로 "당신은 하류인가?"라고 물으니…. 12개 문항을 제시하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에 해당되면 하류적이라고 진단한다. 이 문항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연간 수입이 연령의 100배 이하이다. 2. 그날그날 편히 살고 싶다. 3. 자기답게 사는 것이 좋다. 4.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싶다. 5. 단정치 못하고, 모든 일이 귀찮으며, 외출하기 싫다. 6. 혼자 있는 것이 좋다. 7. 온순하고 눈에 띄지 않는 성격이다. 8. 옷 입는 패션은 내 방식대로 한다. 9. 먹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10. 과자나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다. 11. 온종일 집에서 비디오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12. 미혼이다(남자 33세 이상, 여자 30세 이상인 경우)
질문 의도가 대충 감(感) 잡힌다. 하류에 속한 사람들은 대체로 치열하게 살아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열심히 노력하지만 여러 여건상 도저히 상류에 편입하지 못하는 사람도 적잖을 것이다. 부자 부모를 둔 덕분에 자기 노력 없이도 상류에 속한 사람이 얼마나 수두룩하랴. 저자는 "하류라는 것은 단순히 소득이 낮은 계층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생활능력, 노동의욕, 학습의욕, 소비의욕 등 한마디로 인생에 대한 의욕이 낮은 자들을 일컫는다"고 말한다.이 책은 저자의 막연한 생각을 나열한 것이 아니다. 수천 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설문조사를 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또 각 부류의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해서 속내를 살폈다. 이런 신선한 원재료를 갖고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요리한 것이 이 책이다.
저자는 일본인들이 세대에 따라 의식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 각 세대를 특징 짓는 이름을 붙였다. 먼저 쇼와(昭和) 한 자릿수 세대. 이들은 쇼와 1~9년(1926~34년)생으로 일본의 고도성장기를 이끈 주역이다. 단카이(團塊) 세대. '단카이'는 '덩어리'라는 뜻이다. 단카이 세대는 2차 대전 후 태어난 제1차 베이비붐 세대를 지칭한다. 좁은 의미로는 47~49년생 806만 명이다. 넓은 의미로는 47~51년생으로 출생자 수는 1,253명이고 현재 생존자 수는 1,087만 명이다. 신인류 세대는 고도경제성장기인 60~68년생 사람들이다. 단카이 주니어 세대는 제2차 베이비붐으로 태어난 사람들이며 71~74년생 800만 명이다. 이들 각 세대를 대상으로 "당신의 생활수준은 다음 중 어느 것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상, 중의 상, 중의 중, 중의 하, 하, 이렇게 5개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다.
단괴주니어세대의 급속한 하류화 '하'를 선택한 사람은 세대별, 남녀별로 차이가 났다. 쇼와 한 자릿수 세대의 남자는 5%, 여자는 2%였다. 단카이 세대의 남자는 2%, 여자는 2%. 신인류 세대의 남자는 8%, 여자는 6%였다. 단카이 주니어 세대의 남자는 10%, 여자는 4%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보면 30대 초중반인 단카이 주니어 세대는 계층 의식이 윗세대보다 저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소년기에 상당히 유복한 소비생활을 누린 이들은 갈수록 생활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결혼을 꺼리기도 한다. 이에 비해 단카이 세대는 청소년기에는 가난했으나 성년이 되면서 소비생활이 향상됐고 지금도 안정적인 중류층을 이루고 있다. 쇼와 한자릿수 세대는 빈곤층일수록 희망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소작인은 땅을 얻어 부지런히 농사를 지으면 자녀들을 고등학교 정도까지는 보낼 수 있었다. 자녀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블루칼라로 취업하면 대기업에서 과장 정도까지 승진할 수 있었다. 이렇게 고도성장기에는 하층일수록 희망과 가능성을 많이 품었고 상층일수록 기득권이 축소되었다. 이를 '희망 격차'가 축소된 시대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단카이 주니어 세대는 스스로 절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미래에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 기대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기대할 수 없는 다수의 사람들로 나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는 사안이 개인의 자질과 노력이 아닌 부모의 계층에 의해 규정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희망 격차'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단카이 주니어 세대 여자의 81%가 소득격차의 확대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파견사원, 시간제 근무, 아르바이트 등의 근무자가 21%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80년대 전반까지는 대부분의 여자는 전업주부였다. 그러나 86년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이 시행된 이후 전문직 고액 연봉 여성들이 늘어나고 프리터(짬짬이 아르바이트하는 프리랜서를 일컫는 일본식 영어)나 파견사원으로 일하는 여성들이 증가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여성도 늘어나는 등 여성들의 생활양식이 다양화되었다.
여성의 분열- 며느리 되기도 힘들다 저자는 여성들을 며느리 계, 밀리언에이제 계, 카마야츠 계, 갸루 계, 보통 여사무원 계 등 5개 부류로 나누었다. 며느리 계는 부잣집 전업주부를 말한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 연줄로 좋은 직장에 다니거나 취업하지 않고 신부수업을 하다가 부잣집 아들과 결혼한 여성이다. 자동차, 주택, 패션, 인테리어 등 모든 면에서 고급스러운 것을 좋아하고 계층 유지를 위해 자격증 시험과 영어공부 등에도 돈을 많이 쓴다. 이런 여성의 남편이 되려면 연봉이 최소 700만엔이 되어야 하므로 그런 남자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저자와 만난 어느 며느리 계 지향 여성은 다음과 같이 장래 희망을 털어놓았다. "도쿄대 졸업생을 남편으로 맞으려면 저도 학벌이 좋아야 하므로 중고교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 결과 저도 명문 사립대에 들어갔지요. 남편 될 사람의 연간 수입은 1,500만 엔 이상이었으면 해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면 10살 정도 연상이라도 좋아요. 아이가 생기면 전업주부가 되고 싶어요.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사립학교에 보내고 저는 예쁜 차림으로 자모회에 참석할 거예요. 그리고 우아하고 부유한 주부로 TV에도 나가고 싶어요." 밀리언에이제 계 여성은 연간 1,000만엔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전문직 커리어 우먼을 말한다. 이들은 주로 의사,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컨설턴트 등 '님'이나 '사'자가 붙은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상승 욕구가 강해 자기 계발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해외체류나 유학 경험을 가진 사람도 많다. 유명 브랜드와 맛있는 음식에 돈을 많이 쓰고 여행을 즐기며 미용관리에도 신경을 쓴다. 남편도 비슷한 직종 전문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휴가철엔 하와이에 가서 자녀들은 서머스쿨에 맡기고 부부는 골프장에 간다. 카마야츠 계 여성은 중하위 소득의 직업여성이다. 주로 전문학교 출신이다. 미용사, 애견미용사, 제과제빵사 등 자격증 소지자들이 많다. 기술을 가지긴 했지만 계층 상승을 열망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에 대해 계획성과 구체적인 전망도 약한 편이다. 직업이 조경사인 어느 카마야츠 계 여성과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골 고향 스키장에서 일했어요. 그때 만난 친구가 도쿄에 간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방이 하나 남으니까 같이 지내자고 하기에, 놀러온다는 기분으로 왔다가 1년 반이나 있게 된 거죠. 도쿄에 가서 돈도 벌고 좀 놀기도 하자는 기분으로…. 하지만 회사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이젠 고향에 돌아갈 작정입니다. 돈은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갸루(girl의 일본식 발음)계 여성은 전업주부를 바라고, 요란한 옷차림인데다, 블루칼라 남성과 결혼하는 부류이다. 남편 수입이 시원찮아 자신도 시간제로 일하는데 시급이 낮아져 부부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보통 여사무원 계는 평범한 직장 여성들이다. 꽃꽂이교실, 아로마테라피 교실, 가스펠 교실 등을 전전하며 취미생활을 즐기지만 직업으로 이어질 만큼 재능을 갖지는 못한다. 이 분류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들도 스스로 책임지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학력, 성격, 외모 등 여러 요소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부모 계층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남성의 분열- 꿈 뜨면 연애도 못한다 저자는 남성도 젊은 관리직 계, 로하스 계, 스파 계, 프리터 계 등 4개 부류로 나누었다. 젊은 관리직 계는 고소득과 출세를 지향하는 종래의 비즈니스맨을 말한다. 고학력, 적극적인 성격, 취미는 운동,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등의 특성을 지닌다. 상사, 금융회사, IT계열 회사 등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 BMW, 롤렉스, 태그 호이어 등 유명한 브랜드를 좋아한다. 로하스(LOHAS)* 계는 슬로라이프(Slow Life)를 지향한다. 고학력에 고소득이지만 출세에 대한 욕구가 약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하며 젊은 관리직 계에 대해서는 ‘교양 없고 촌스럽다’고 속으로 경멸한다. 스파(Spa) 계는 잡지 'SPA!'의 주요 독자층으로 생각되는 '중'에서 '하'에 걸친 화이트칼라 남성이다. 특별히 근면하지는 않고 그렇다 해서 프리터처럼 자유롭게 지내지도 못한다. 별로 고급스러운 취미는 없고 파친코 도박을 좋아하는 편이다. 프리터 계는 비정규직으로 돈을 벌기 때문에 소득이 낮지만 취미생활엔 비교적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일본에서 현재 20~34세의 프리터 남자가 2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남자에 대한 이런 분류도 개인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부모 배경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고학력 부자를 부모로 둔 사람은 좋은 두뇌를 타고 난 데다 어릴 때부터 좋은 학원과 학교를 다녀 명문대에 진학하기가 쉽다. 그러면 좋은 직장에 가서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 아니겠는가. 과거엔 직장에서 40세 정도까지는 차이 없이 비슷한 급여를 받았으나 요즘은 30세 정도부터 이미 격차가 크다. 출발점에서 경쟁에 뒤지면 만회하기가 매우 어렵다.
일본에서 자유연애는 70년대에 정점(頂点)을 이루었다. 80년대 이후 일본사회가 점차 계층화되면서 끼리끼리 결혼하는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 일류 직장인이 파친코 가게 종업원 아가씨와 결혼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밀리언에이제 계 여성이 자신의 사무실을 청소하는 남자와 결혼할 확률도 거의 제로 아니겠는가. 소득, 직업, 학력, 취미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계층이 다르면 화제도 맞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굼뜨고 게으르면 연애도 못한다'고 갈파한다. 영업도 연애도,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인데 소극적인 사람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모자라 영업도 연애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옛날처럼 얌전하게 차를 따르고 복사를 하고 있으면 남자 상사가 프러포즈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 자기 상대는 자기가 찾아서, 스스로 말을 걸어야 한다는 것. 연애도 자기 결정, 자기 책임의 시대라는 것이다.
계층의 고정화를 막는 방법 상류는 자녀 교육에서도 적극적이다. 자유방임하지 않고 옆에 달라붙어 학업을 감시한다. 유학을 보내거나 영어 교육에 신경을 쓴다.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자녀가 품위 있게 행동하도록 하고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인재로 자라도록 애쓴다. 식생활에서도 계층간 차이가 크다. 과거엔 가난한 사람일수록 가공식품이 값이 비싸 사먹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엔 가공식품 값이 싸므로 하류일수록 가공식품을 즐긴다. 계층에 따라 거주지역도 다르다. 도쿄의 높은 지대 주택지인 야마노테 지역엔 상류와 중류들이, 낮은 지대 주택지인 시타마치엔 하류들이 살고 있다. 위성도시 주민들은 이젠 굳이 대도시에 나갈 일이 별로 없다. 위성도시에도 대규모 쇼핑몰이 있는데다 물가가 대도시보다 싸다. 교통비를 들여서 대도시에 가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불편이 없게 된 셈이다. 이런 곳엔 중류, 하류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그러다 보니 그 생활에 안주하게 된다. 그곳엔 명문대학도 없다. 비명문학교를 다니며 계층 상승 욕구를 접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하류의 확산, 고착화…. 섬뜩한 면이 엿보인다. 이런 흐름이 뚜렷해지면 그 사회는 역동성을 잃는다. 소수의 엘리트 상류와 대다수 하류층 사이엔 갈등이 생길 수 있고 그것이 심각해지면 사회 분열의 요인이 된다.
저자는 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가난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명문 국립대학교인 도쿄대와 쿄토대에서 저소득자 자녀에겐 입시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중고교에는 실력 좋은 교사들을 많이 보내야 할 것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명문 국립대의 학비를 무료로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그러면 가난한 학생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 이들은 졸업 후 대기업, 중앙관청에 취직할 수 있고 상류층과의 교우관계도 넓어진다. 대학강의를 인터넷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면 가난한 지방학생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지방에서 도쿄대로 진학한 학생에겐 생활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지방의 인재들이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그 경험이 지방을 발전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논리이다. 상류 계층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도 저자의 주장이다. 소득과 지위에 어울리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저자의 이런 제의는 정교하지는 않다. 책 내용 대부분에서 하류는 대체로 안일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은근히 꼬집어 놓고 마지막 부분에서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구색 갖추기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류에 속하고 있는 저자 자신은 은연중에 성실히 일하고 재능이 있으니 그만큼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듯하다.
한국에서는 어떤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조짐이 약간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처럼 아직 심각하지는 않다. 한국에서는 저소득층이라 해도 자기 인생을 자포자기(自暴自棄)하는 사람이 일본에 비해서는 소수에 그친다 하겠다. 그러나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이른바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어 언젠가 한국에서도 하류 사회가 도래할지 모를 일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혈기가 넘치는 젊은이들이 하류 의식에 빠진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 이 책을 읽을 사람은 물론 대부분이 하류에 속하지는 않으리라. 자신이 하류가 아니라고 해서 안심하지 말라. 하류 사회가 두텁게 형성되면 상류의 삶도 행복해질 수 없다. 슬럼가 옆 부촌에 사는 부자들은 때때로 넉넉한 삶이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물론 자신의 노력과 타고난 재능에 의해 상류에 속한 사람들을 비아냥거려서는 곤란하다. 자신과 자녀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데도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책을 읽고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상층으로 가는 티켓을 확보한 셈이다.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줄임말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을 말한다.
엡체명: 미디어나일 주업무: 교육용 시디롬, DVD타이틀 제작, 애니메이션용 오디오 제작업무 모집: 음향 및 녹음기사(교재 녹음 및 편집업무) 위치: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 근무조건: 기본급 133만, 4대보험 및 법정퇴직금 http://www.edu-joy.com 연락처 및 담당자: 한영훈(takapuka@naver.com) 02-6408-8703